보름이 더 지나고 드디어 루나가 퇴원한다. 우리들의 아지트인 훈련장에 루나의 퇴원 기념 파티를 준비하기로 했다. 반짝이 장식을 머리에 두르면서, 풍선을 불면서, 벽에 가랜드를 걸면서 다들 궁시렁궁시렁 로키의 험담을 한다. 같은 공간에 내가 있음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를 알기 때문에 딱히 로키의 편을 들지는 않는다. 먼저 도착해 파티 용품을 던지며 놀던 리...
“와, 어떻게 여름이지?” 토니의 뒤에서 날듯이 가벼운 몸짓으로 톡 뛰어내리는 붉은 쫄쫄이. 그 뒤를 이어 익숙한 망토를 휘날리는 마법사까지. 기운차게 걸어 나오던 토니가 염력 방어막에 툭 부딪혀 멈춰 선다. “자기야, 두 팔을 벌려 나를 환영해주기는커녕 지금 이게 대체 무엇이지?” “우주에서 이상한 병 옮아왔을까 봐 격리하는 거야.” “오, 그렇게 자랑하...
외계 군대가 쓸고 지나간 자리마다 어벤져스의 손길이 필요하다. 토니는 실종됐고, 로디는 로스를 필두로 한 소위 고위층들에게 시달리느라 자리를 비울 수 없다. 나는 ‘지금 당장 현장에 파견 나가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하는 정도의 일이 아닌 이상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의료진의 강경한 태도에 의해 여전히 감금 중. 스톤을 잃고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비전은 헬렌과...
와칸다 땅에서 전쟁을 마치자마자 돌아가는 것은 역시 마음이 불편하다. 비전이 있는 곳으로 타노스가 올 것을 알면서도 와칸다로 향한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목적 때문이었다. 이 나라는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대의라며 받아들여 주었고 엄청난 희생을 기꺼이 치렀다. 그러곤 그 뒷감당마저 모조리 자신들이 감내하려 한다. 대체 이 사람들은 어째서 이렇게 너그러...
아주 오랜만에 깊은 단잠에서 깨어난다. 악몽, 악몽, 악몽. 하룻밤에도 몇 번이나 소스라치며 깨어나던 시간이 대체 얼마나 길었나. 맑은 정신으로 가볍게 눈을 뜬다. 적응되지 않는 복잡한 무늬가 빼곡히 들어찬 천장이 가장 먼저 보인다. 어쩌면 이렇게나 개운할까. 어떤 끔찍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괴로워하던 모든 시간이 꿈이었던 것처럼. 이런 가뿐한 ...
“어디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겠소.” 익숙한 전장에 한 무리를 쓸어내며 내려서자 도끼를 한 바퀴 돌리며 고쳐 잡은 토르가 말한다. 방금 보지 않았니? 내가 지금 한 번에 몇을 쓸었는지 못 봤니? “네가 아무리 무기를 만들어 왔어도 나한테는 안 되지.” “이것은 왕의 도끼, 스톰브레이커요.” “……하.” “왜 웃는 거요?” “스톰브레이커래, 스톰브레이커....
“크헉-” 의식이 멀어지고 목뼈에 가해지는 힘이 한계에 다다른 순간. 내 것이 아님이 분명한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목을 조이는 힘이 약간 풀린다. 다급하게 숨을 들이쉴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 아무 의도 없이 반개한 눈앞이 밝아지며 상이 맺힌다. “……손 떼.” 메말라 갈라지는 목소리가 비명을 가르고 귀에 닿는다. 수트에 가려진 네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아...
아직 폭발의 여파로 연기를 흘리는 하늘이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지, 공주님은 타노스의 위치를 살피면서도 이따금 그곳을 올려다본다. 이 미묘한 잠깐의 정적. 나타샤가 차마 앉아 쉬지는 못하고 나무에 기댄다. 혈청을 맞은 캡틴도, 헐크버스터를 타고 있는 배너 박사도 아니니 그야말로 단련된 자기 맨몸 하나로 온종일 전장에서 적을 베어 넘겼다. 아직 지쳐 쓰러지지 ...
『지금 당장 완다와 비전을 백업할 수 있는 인원 누가 있지?』 타노스라는 말에 모두가 바짝 긴장한 것이 통신기를 통해 전해진다. 캡틴이 다급하게 파견 인력을 찾는다. 타워 사람들이었다면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곧장 나를 지목했을 텐데. 손발을 맞춰 본 적이 없는 그는 즉각 떠올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나랑 로키가 갈게.” 『절대 내주어서는 안 돼. 분리가 ...
내 눈을 믿을 수 없다. 저것을 불러낼 수 있는 토르의 부하, 헤임달이라는 이는 죽었다고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아홉 왕국 순방길에 올랐던 아스가르드인 전원이 죽었다고. 하지만 저것은 분명히- 오색 빛기둥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전장을 누빈다. 허공을 날고 있었기에 그 궤적을 좇을 수 있다. 타노스의 군대가 잔뜩 모인 몇 무리를 그것이 뚫고 지나가며 단번에 허...
방을 한 바퀴 빙 돌아 출발한 자리로 돌아온 로키가 벽에 손을 댄 채 다시 낮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공주님이 작업에 몰두하는 와중에도 다시 짜증을 내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단지 그 앞에 얌전히 누운 비전의 손가락만 불안하게 꼼지락꼼지락 움직일 뿐이다. 로키의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완다에게 염력으로 감시망을 펼치고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노하우를 급...
“이 도시 전체를 덮는 보호막이 있나봐.” 먼지 폭풍 덕분에 일부 윤곽이 그대로 드러난 보호막을 천천히 훑으며 완다가 혼잣말처럼 읊조린다. 사람이 개미처럼 보이는 아주 먼 거리. 눈을 아무리 가늘게 떠도 보일 리가 없다. 『숲에서 열이 감지돼. 둘.』 정찰을 하듯 날아가는 저 형체가 로디인 모양이다. 황급히 수트를 머리까지 덮어쓴다. 원하는 지점이 줌으로 ...
Shearos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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